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최모(14ㆍ전북 장수군) 양은 겨울이 다가올수록 걱정도 커졌다. 지난해 홍수로 인해 집이 물에 잠기게 되면서 연탄으로 난방을 하던 것을 등유로 바꾸게 되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가 일을 하지 못하게 돼 정부에서 주는 생계비로 힘들게 사는 형편에 비싼 등유값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난감했다. 그런 최 양에게 따뜻한 선물이 전해졌다. 한국에너지재단이 난방용 등유를 지원해준 것이다.

에너지는 지역난방이나 도시가스 같은 저가(低價)에너지와 등유나 LPG 등의 고가(高價)에너지가 있다. 그런데 최 양 같은 저소득층이 오히려 고가에너지를 쓰는 경우가 많다. 도시가스가 들어가지 않는 농ㆍ어촌, 산간, 도서 지역에서는 대부분 기름보일러로 난방을 하고 있으며, 쪽방촌이나 판자촌 지역의 70%도 기름보일러로 난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저소득층은 마음대로 난방을 하지 못한 채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견뎌내야 하는 실정이다.

한국에너지재단은 지난 2007년부터 에너지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에게 난방유를 지원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저소득층난방유지원사업은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이 기부한 민간기금으로 운영되다 지난해부터 복권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81억2500만 원, 올해는 81억 8500만 원의 사업 예산이 복권기금으로 조성되었다.

만족도 조사 결과 98.4% 만족

한국에너지재단 염명천 사무총장은 “민간기부금으로 운영할 때는 대상자를 선착순으로 정할 수밖에 없어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며 “지난해부터는 복권기금 덕분에 국민기초생활수급가구 중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는 소년소녀가장 및 한부모 가정 전체에 난방유를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저소득층의 따뜻한 겨울나기에 복권기금이 큰 힘이 되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재단은 2012년 사업 종료 후 수혜가구 500여 명을 대상으로 자체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염 사무총장은 “조사 결과 64.8%가 매우 만족, 33.6%가 만족으로 답변해 주셨다”며 “앞으로도 보다 많은 분들에게 혜택을 드리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용 편의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긍정적인 응답이 나왔다. “복권기금 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지원 방법이 현물에서 바우처카드로 바뀌었고 이에 대한 반응이 좋다”는 것이 염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예전 민간기금으로 지원할 때에는 재단이 복지기관들에 비용을 전달하고 복지기관이 현물로 구입해 저소득층에 난방유를 제공했습니다. 1드럼 분량을 한 번에 지원하다보면 기름통이 작다거나 다소 작게 들어 있다거나 할 경우 별도로 등유를 보관해야 하는 번거로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죠. 그런데 바우처카드로 지원하면서 대상 가구가 필요로 하는 시기에 필요한 만큼의 등유를 구입할 수가 있어 이용의 편의성이 높아졌습니다.”

재단이 지자체와 연계하여 조사한 결과, 국민기초생활수급가구 중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는 소년소녀가장 및 한부모 가정은 현재 1만8500가구다. 재단은 복권기금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만8500가구에 난방유를 지원한다. 바우처카드는 등유 1드럼(200ℓ) 상당을 구입할 수 있는 액수가 충전된다. 등유 시세를 적용해 올해는 31만 원이 카드에 충전된다. 카드는 10월부터 12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저소득층 난방유 지원 사업 이외에도 한국에너지재단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에너지효율개선사업, LPG지원사업, 전기요금 및 도시가스요금 지원사업 등과 같은 에너지복지사업을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