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주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총괄과장

-복권총괄과장으로 부임하기 전과 후의 복권에 대한 인식 차이가 있다면?

“전에는 복권위원회에 대해 잘 몰랐어요. 막연히 복권위원회가 당첨금을 관리하는 곳 정도로만 알고 있었죠. 그런데 와서 보니까 연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복권기금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 돈이 전액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익사업에 사용되고 있더군요. 복권이 단순한 사행산업이 아니라 공익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보람 있게 일하고 있습니다.”

-외국의 복권제도, 복권기금 운영과 비교할 때 우리만의 장점이 있다면?

“과거 10개 기관에서 개별적으로 복권을 발행, 관리하던 것을 2004년 복권위원회를 만들어 통합 관리하는 등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복권판매 수입의 40% 이상을 공익사업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개선해야 할 점도 있을 텐데요.

“복권위원회는 출범 후 8년 동안 합리적인 복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소프트웨어, 단말기 등 복권 시스템이 모두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산 솔루션 업체를 선정했고, 곧 시스템 개발이 완료될 예정입니다. 내년 초부터 시험가동해 안전성이 검증되면 내년 말에 시작할 3기 사업자는 그걸 사용할 계획입니다. 더 나아가 단말기와 하드웨어까지도 국내에서 개발하도록 추진하려 합니다. 복권은 산업적 측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입니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국산화를 추진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복권 판매가 많이 늘었습니다.

“지난해 2조5000억 원 정도 팔렸는데 올해는 3조 원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장 큰 원인은 연금복권이죠. 연금복권의 전신인 팝콘복권은 연 76억 원 정도 판매되었습니다. 연금복권을 시작하면서 이보다 많은 200억 원(판매율 7%) 정도를 예상했어요. 그런데 100% 판매되면서 3000억 원 정도로 매출이 증가한 겁니다. 또한 연금복권을 사면서 로또복권을 함께 구매하는 경우도 생겼고요. 마지막으로 4등 당첨금(5만 원)을 판매점에서 수령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는데, 당첨자들이 당첨금을 받으면서 로또복권을 좀 더 구입하는 경향이 생겨났습니다.”

-일각에선 사행성 조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의 복권산업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0.2%로 선진국이 평균 0.4%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사행성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고, 오히려 어느 정도까지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공급을 제한하는 등의 강제적 억제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복권위원들의 생각입니다. 대신, 복권사들의 판촉활동을 자제토록 해 간접적으로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내년도 역점 추진사업 방향이나 계획이 있다면?

“복권기금이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내실을 기하는 데 주력할 겁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미국의 하버드대나 호주의 오페라하우스처럼 복권기금 사업 하면 떠오르는 랜드마크가 없습니다. 국민들이 복권기금의 공익성을 인지할 수 있는 상징적인 사업을 한두 개 정도 만드는 것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행복나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4년째 통합홍보를 해온 결과 해마다 사행성 등 부정적 인식은 낮아지고 공익성, 기부 등 긍정적 인식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복권을 사면 절반은 누군가의 행운으로 돌아가고, 나머지 절반 가까이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된다는 것을 알려 ‘복권은 나눔이고 기부’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데 주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