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 문훈숙 씨는 복권기금 지원으로 언어재활치료시설 ‘아이누리 아동발달센터’를 창업했다.

지난 10월 27일, 장애인 문은숙 씨(28ㆍ지체장애 1급)는 어엿한 사장님이 되었다. 여섯 살 때 사고로 척추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된 문 씨는 학부와 대학원에서 언어치료학을 전공했고 2년 넘게 종합병원과 사설 재활치료기관에서 언어재활치료사로 일했다.

문 씨는 일하면서 틈틈이 창업 준비를 했다. 나이 들어서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입을 올리려면 자신의 사업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인천 부평구에 언어재활치료시설 ‘아이누리 아동발달센터’를 열었다.

문 씨가 꿈을 이루는 데는 복권기금도 한몫했다. 이 센터는 복권기금(30억 원) 지원을 받아 중소기업청이 진행하고 있는 ‘저소득 맞춤형 창업인큐베이터 구축’사업에 1호점으로 선정된 것.

저소득 맞춤형 창업인큐베이터 구축사업은 장애인들의 경제적, 사회적 자립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사업은 중증장애인 혹은 저소득층(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 기준 200% 이하) 장애인을 대상으로 창업이라는 활로를 모색해주는 새로운 시도로, 기존의 자금 지원사업이 아닌 점포 지원사업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장애인 창업교육을 이수한 중증장애인이나 저소득층 장애인 가운데 1차 서류심사와 2차 심층면접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 지원자에게 약 1억4000만 원 범위 내에서 점포를 지원한다. 이때 도시 유형에 따라 지원 한도를 조정 결정하며, 초과 금액 발생 시 창업자가 부담한다.

문 씨는 “단순히 점포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창업교육부터 컨설팅까지 종합적으로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문 씨의 말처럼 이 사업은 점포 외에 종합컨설팅까지 제공한다. 개점 전 상권ㆍ입지 분석부터 개점 후 6개월까지 사후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사업 지원 기간은 최장 5년. 최초 3년 계약을 체결하고, 1년 또는 2년 단위로 재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올해 111명 지원, 20명 최종 선정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임학종 과장에 따르면, 올해 사업에는 총 111명이 지원해 20명이 최종 선정됐다. 아이템은 재활치료 서비스, 정원ㆍ조경용품 판매, 안마원, 커피 전문점 등 특화 사업부문이 대부분이라고.

선정 시 창업 관련 자격증 소지자 또는 관련 직종에서 재직 경력 3년 이상인 자는 우대된다. 문 씨 역시 한국언어장애전문가협회 1급 자격증을 소지하고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것을 인정받았다.

임 과장은 “언어재활치료의 전문성을 사업 영역에 접목한 문 씨가 저소득 맞춤형 창업인큐베이터 구축사업의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문 씨 또한 “소중한 기회를 잡은 만큼 센터를 잘 운영해 신체적 약점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보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중소기업청은 올해 20개 점포 신설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매년 약 20개의 점포를 새로 개설해 2015년에는 약 100여 개의 점포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