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예슬 씨는 “방송을 진행하면서 복권기금의 역할을 알게 됐다”며 “비록 복권에 당첨되지 않더라도 좋은 일에 쓰인다는 점이 복권이 가진 매력”이라고 말했다.

매주 토요일 저녁, SBS 목동사옥 6층 스튜디오에선 특이한 풍경이 벌어진다. 경찰을 대동한 채 방송관계자들이 리허설을 준비한다. 방송에 쓰일 소품을 일일이 점검하고,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보완에 신중을 기한다. 경찰이 대동하는 이 프로그램은 로또추첨방송 ‘브라보 나눔로또’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브라보 나눔로또’는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40분경 방영된다. 방송시간은 총 3분.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버리지만 누군가는 이를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행복을 나누는 현장에 있다는 건 특별한 일이다.

‘브라보 나눔로또’ 진행자 고예슬(25) 씨는 “내가 진행하는 방송을 통해 누군가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둔다”며 “방송에 임할 때마다 설레면서도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브라보 나눔로또의 안방마님인 고예슬은 올 7월 방송에 합류했다. 아직 시청자들에겐 생소한 얼굴이지만 2014년 슈퍼모델 대상을 받은 모델 출신이다. 키 171㎝, 몸무게 46㎏의 날씬한 몸매를 가졌다. 무대에서 런웨이를 하던 그가 로또추첨방송의 진행자로 변신하게 된 사연을 들어봤다.

오디션 합격하고자 대본 암기

-‘브라보 나눔로또’ 진행을 맡게 된 계기는.

“지난해 모델로 데뷔한 후 본격적으로 방송생활을 시작했다. 패션쇼와 광고촬영을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지인을 통해 브라보 나눔로또에서 여자 진행자를 뽑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방송 진행 경험이 없는 데다 생방송으로 진행된다고 해서 부담됐지만, 로또추첨방송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운 좋게 오디션에 합격했고, 올 7월부터 김환 아나운서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오디션 준비는 어떻게 했나.

“오디션 전날, 프로그램 대본을 전달받았다. 하루 종일 손에서 대본을 놓지 않았다. 프로그램 구성과 멘트를 다 외웠다. 방송 모토가 ‘복권을 통해 행복을 나누는 것’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밝은 표정을 지으려고 했다. 막상 오디션 현장에 가보니 참가자 중 멘트를 외워온 사람은 나뿐이었다. 방송 경험은 없지만 노력하는 모습이 가상해 합격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평소 로또에 대한 이미지는.

“방송하기 전부터 친구들과 재미로 가끔씩 로또를 구입했다. 당첨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일주일동안 로또추첨을 기다리는 게 즐겁고 행복했다. 오히려 일상의 설렘을 얻으니 선물 받는 기분이었다.”

-방송을 진행한 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면.

“복권기금의 역할이다. 매주 방송에서 로또추첨을 하기 전에 일주일 동안 조성된 복권기금을 발표한다. 그때마다 천문학적인 단위에 한 번 놀라고, 저소득층을 위해 다양하게 쓰인다는 사실에 두 번 놀란다. 복권기금이 더 많은 곳에 유용하게 쓰이길 바란다.”

-토요일 저녁에 방송을 하는데 힘들지 않나.

“주변 사람들은 토요일 저녁마다 방송을 하니 개인 약속도 못 잡고 불편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시간을 활용하는 데 제약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오디션을 볼 때 이미 각오했다. 다만 생방송으로 촬영하는 게 아직도 부담된다. 방송을 하다보면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진행자로서 특별히 신경 쓰는 점이 있다면.

“밝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비록 방송 진행자로서 탁월한 실력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시청자들에게 행복을 나누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 적합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잘 웃는 편이어서 이런 모습이 방송 중에 드러나는 듯하다. 또 모델 출신이기 때문에 내가 가진 신체의 장점을 활용해 시청자들에게 좋은 비주얼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방송 전날부터 운동은 물론 식이조절까지 한다.”

-만약 로또에 당첨된다면 어떻게 쓸 것인가.

“좋은 일에 사용하고 싶다. 복권기금이 저소득층을 위해 다양한 사업에 활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다. 그들을 위해 쓴다면 무척 뿌듯할 것이다.”

-어떤 진행자가 되고 싶나.

“역대 여자 진행자들의 활동기간을 살펴보면 3년 이상 진행한 경우가 많다. 나도 오랫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다. 복권의 또 다른 이름은 ‘행복나눔’이다. 시청자들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진행자가 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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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