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3일 오전,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양지마을에 손님들이 찾아왔다. 제6기 행복공감봉사단이다. 지난 2010년 중계본동을 다녀간 이후 4년 만에 이들이 이곳을 또다시 찾은 이유는 연탄 배달을 위해서다.

유난히 겨울이 길고 봄이 더디게 오는 산동네는 4월 말까지 연탄이 절실하다. 그런데 연말연시가 지나면 후원이 끊기는 것이 보통. 이날 80여 명의 봉사단원들은 양지마을 저소득층 가정과 독거노인들에게 4월 말까지 뗄 수 있는 연탄을 전하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복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석준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복권위원회 홍보대사이자 행복공감봉사단 6기 봉사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탤런트 이상윤 씨도 함께했다.

서울연탄은행 대표인 허기복(58) 목사는 “한 겨울을 나는데 40만 원 정도의 연탄이 필요한데, 그 돈이 없어 차가운 방에서 겨울을 보내는 독거노인이 많다”며 그들에게 따뜻함을 선물하러 온 행복공감봉사단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복권위원회가 서울연탄은행에 기증한 1만 장의 연탄은 양지마을 70가구에 전해진다. 봉사단원은 그 중 30가구에 직접 배달했다. 오전 10시부터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이 시작되었다. 가구당 연탄 100장(10가구) 혹은 200장(20가구)씩을 배달하고 더불어 쌀과 라면, 올리브유, 휴지 등의 생필품도 전했다.

수혜자 이보은(75)ㆍ김영숙(69) 부부는 “안 그래도 얼마 남지 않은 연탄을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며 “덕분에 봄이 올 때까지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했다. 수혜자 이분자(64) 씨는 “봉사단원들이 추운 곳에서 고생하는데 어떻게 따뜻한 방에 있을 수 있느냐”면서 방에 들어가지도 않고 “좋다”,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 봉사단원들 옆에 서있었다.

그냥 걸어서 오르내리기도 힘든 가파른 언덕길을 연탄을 짊어지고 수차례 오르내리는 동안,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봉사단원들의 이마에는 땀이 맺혔다. 그래도 힘든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여성 봉사단원들은 지게에 연탄 2장씩 올리는 것이 보통인데, 이영지(36) 씨는 4장씩이나 올렸다. 연탄 하나의 무게가 3.5kg 정도 된다고 하니 14kg을 등에 짊어진 것이다. 그러고도 그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지난 2010년 연탄 나눔 봉사에도 참여했다는 그는 “그때는 7장씩 짊어졌다”며 4장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다. 

“눈으로 서로 격려하니 힘이 납니다”

“봉사 끝나고 집에 가면 힘들지 몰라도 지금 이 순간은 힘들지 않아요. 언덕을 오르내리면서 마주치는 봉사단원들끼리 눈으로 서로를 격려하고 있어요. 힘이 납니다.”

이 씨는 어렵게 사는 분들을 보면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며 봉사를 통해 그 자신 얻는 것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석준 차관은 “연탄 나눔을 통해 채워진 연탄창고만큼이나 양지마을 주민들의 마음 또한 풍성해지길 바란다”며 “양지마을 주민들이 3~4월 꽃샘추위를 잘 보낼 수 있게 돼 저 또한 기쁘다”고 봉사활동의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그는 “오늘 봉사활동을 통해 소외된 이웃을 위한 지원이 더 절실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새 드라마 촬영 때문에 바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날 봉사활동에 기꺼이 참석한 탤런트 이상윤 씨는 “지난 1년 동안 행복공감봉사단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번을 끝으로 행복공감봉사단과 함께하는 봉사활동은 끝나지만, 앞으로 나눔이 있는 곳에 최선을 다해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봉사활동은 지난해 8월 행복꾸러미 나눔 봉사를 시작으로 다양한 이웃사랑을 펼쳤던 제6기 행복공감봉사단의 마지막 봉사활동이었다. 차가운 산바람에도 연탄 배달을 하느라 땀을 흘린 봉사단원들. 그들의 땀방울이 양지마을에 봄을 불러왔다.

행복공감봉사단은 지난 2008년에 결성된 복권위원회 산하 자원봉사단이다. 방송인 김미화 씨를 시작으로 그동안 영화배우 박보영 씨, 가수 겸 탤런트 이승기 씨, 가수 김장훈 씨, 탤런트 이상윤 씨가 봉사단장을 맡아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