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복권기금의 지원을 받아 소외지역과 소외계층을 찾아가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문화순회사업-신나는 예술여행’을 운영하고 있다.

마임공작소 판은 문화순회사업-신나는 예술여행의 일환으로 농ㆍ산ㆍ어촌의 초ㆍ중ㆍ고등학교를 찾아가 마임극 ‘잠깐만’을 공연하고 있다. ‘잠깐만’은 모네의 ‘양산을 쓴 여인’, 밀레의 ‘이삭줍기’, 클림트의 ‘여성의 세 시기’, 뭉크의 ‘절규’, 고흐의 ‘붕대를 감고 파이프를 문 자화상’ 등과 같은 대중들에게 친숙한 고전 명화를 마임으로 코믹하게 재연한 작품이다.

마임공작소 판의 고재경 대표는 극장에서 관객들을 기다리는 것과 달리 직접 ‘찾아가는’ 공연은 새롭고 특별한 경험이라고 한다.

“공교롭게도 우리 작품이 유랑극단 이야기예요. 문화순회사업을 통해 전국을 순회하면서 ‘잠깐만’이 진짜 우리 이야기가 된 거죠(웃음). 공연하러 갈 때마다 정말 유랑극단이 된 기분이 듭니다.”

고 대표는 관객들은 문화순회사업-신나는 예술여행의 ‘수혜자’들이고, 따라서 될 수 있으면 그들에게 맞추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예술가로서의 욕심(예술성)보다는 관객과의 소통에 방점을 찍는다는 것. 문화순회사업-신나는 예술여행의 수혜자들은 스스로 선택해서 극장을 찾아오는 관객들하고는 다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학교 선생님들이 선택하고 학생들은 그것을 따르는 것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부담감 있어요. 그 학생들이 실망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비록 보라고 해서 보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재밌게 볼 수 있기를 바라죠.”

초등학교에서 공연을 할 땐 가끔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생들도 관람을 한다. 그런데 공연을 보면서 유치원생들이 ‘깔깔’대며 웃는다고.

“유치원생들이 뭘 알고 웃는 것은 아닐 거예요. 그냥 그 순간 ‘느끼는’ 대로 솔직하게 반응하는 걸 테죠. 아이들은 말보다 표정과 몸짓으로 즉각적이고 생생한 반응을 보여요.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고 신나는 몸짓을 보면 기쁘고 행복하죠. 배우로서 존재감도 느껴지고, 힘도 납니다.”

그는 ‘배우로서’ 힘을 얻는 이 특별한 경험이 앞으로 공연을 성숙하게 만들 수 있는 토양이 될 수 있으니,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러 갔다가 그 또한 선물을 받고 돌아온 셈이라고 이야기했다.

10월에는 강진에서 공연

마임공작소 판이 문화순회사업-신나는 예술여행에 선정된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올해는 4월 30일 충남 서산 서일중학교를 시작으로 11월까지 총 13회의 공연을 한다. 10월에는 22일 강진의 칠량초등학교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다. 메르스 때문에 연기됐던 공연이다.

“문화순회사업-신나는 예술여행 덕분에 공연을 계속할 수 있어 좋아요. 공연하는 사람들에게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최고죠.”

그는 이 사업에 선정되면서 복권기금에 대해 알게 됐다며 더불어 복권기금의 고마움도 전했다.

“복권기금이 국민의 행복을 위해 쓰이고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참 다양한 곳에 행복을 전해주더군요. 저 역시 복권기금의 혜택을 받아 공연을 할 수 있어 행복하고, 또 공연을 통해 그 행복을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합니다. 복권기금이 ‘행복의 순환’에 한몫 하고 있는 거죠. 앞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복권기금의 혜택을 받고 행복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글·백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