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 오후 7시 경기 부천시 부천역 북부 중앙지구대 앞. 안 그래도 유동 인구가 많아 부산스러운 이곳이 유난히 더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부천시 모퉁이청소년쉼터, 성심디딤돌청소년쉼터의 커피동물원, 부천시 청소년성문화센터가 부천지역의 가출 청소년과 위기 청소년 구호를 위한 ‘청소년 쉼터 아웃리치(out-reach)’ 활동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웃리치’는 가출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해 가정 복귀를 돕거나 유해 환경에 빠져들지 않고 안전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출 청소년 구호활동이다. 부천시 아웃리치 활동은 부천시 모퉁이청소년쉼터의 가출 상담, 성심디딤돌청소년쉼터 커피동물원의 진로 상담, 부천시 청소년성문화센터의 성 상담 등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이 밖에 자원봉사자들의 거리 이동 홍보활동도 이뤄졌다.

청소년 상담사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자원봉사자 임정희(50) 씨는 물티슈나 종이비누를 나눠주면서 청소년 쉼터를 홍보하고, 거리를 배회하는 청소년들을 전문 상담사에게 인도하는 것이 자원봉사자들의 임무라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가 오늘 거리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현재 가출을 하지 않았더라도 앞으로 가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다”며 “그렇기 때문에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웃리치 활동은 청소년 보호 씨앗을 뿌리는 일

여성가족부가 청소년 쉼터와 연계해 실시하고 있는 ‘청소년 쉼터 아웃리치’ 활동은 이날 부천시를 비롯해 전국 10개 지역(16~17일, 23~24일 각각 10개 지역 총 20개 지역에서 진행)에서 동시에 펼쳐졌다. 이 활동은 여성가족부가 복권기금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 쉼터 운영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효과적인 현장 상담 및 지원을 위해 청소년 쉼터(19개소), 쉼터협의회(1개소) 등 20개 단체의 상담 전문가와 지역 청소년단체의 전문가들이 합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부천시 모퉁이청소년쉼터의 정아영(26) 씨는 “아웃리치 활동은 가출 청소년 긴급 구호와 함께 예방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출 청소년으로 확인된 경우 청소년 쉼터 등과 같은 복지 서비스와 연계시켜줌으로써 위기 상황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해주며, 거리를 배회하는 위기 청소년들에게는 상담을 통해 필요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청소년전화 1388’, ‘청소년통합지원체계(CYS-Net)’ 등의 다양한 지원 서비스를 안내해주고 있다는 것.

정 씨는 실지로 아웃리치를 통해 쉼터를 찾는 가출 청소년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들 중에는 아웃리치 활동을 통해 쉼터를 알게 된 아이들도 있고, 그 아이들의 소개로 간접적으로 쉼터를 알게 되어 들어오는 아이들도 상당수라고 한다. 그런 측면에서 아웃리치 활동은 일종의 씨앗을 뿌리는 일과 같다고 한다. 지금 당장 열매를 얻을 수는 없지만 언젠가 그 열매를 몇 배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쉼터에서도 그렇지만 이렇게 거리에 나와 아이들을 상대하는 것은 그 자체가 쉽지 않아요. 아이들이 제 이야기를 듣지 않거든요. 과연 제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의구심이 들 때도 많아요. 하지만 막상 어려울 때 아이들이 기억해주고 쉼터를 찾아오는 청소년도 많으니까, 이 일이 무의미하지는 않구나 싶고 보람도 느껴요.”

청소년 가출은 기간이 길어질수록 폭력, 약물중독, 성 관련 문제 등 2차적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초기 집중 구호가 절실하다. 여성가족부는 “전문기관과 연계한 가출 청소년 아웃리치 활동을 강화하여 가출 청소년의 조기 발견을 통한 가정 복귀 및 복지적 지원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