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권기금 지원으로 지난해 전국 140여 개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에 천연, 인조 잔디 운동장과 우레탄 트랙을 설치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유일하게 초등 축구부를 운영하는 난우초등학교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관하는 ‘생활체육시설 지원 사업’ 대상자에 선정됐다. 보통 인조 잔디 운동장을 하나 만들려면 5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공사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생활체육시설 지원 사업 덕분에 관악구에서 1억5000만 원,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3억5000만 원을 지원받게 됐다. 인조 잔디 운동장은 올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난우초등학교 축구부는 매년 각종 축구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그동안 운동장 사정이 열악해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높았다. 인조 잔디 운동장이 마련되면 부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생활체육시설이 필요한 전국 초·중·고등학교로부터 매년 신청을 받아 심사한 뒤 공사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지원 기금의 일부는 복권기금을 통해 마련되는데, 총사업비의 40~50%가 복권기금에서 나온다. 지난해 이 사업에 투입된 490억 원 가운데 250억 원이 복권기금을 통해 마련됐으며, 전국 140여 개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에 천연, 인조 잔디 운동장과 우레탄 트랙을 설치했다.

완성된 새 시설의 모습은 어떨까. 2년 전 공사가 완료된 서울의 한 초등학교를 찾아가 봤다. 체육수업이 한창인 오전. 남학생들은 인조 잔디가 깔린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다목적 구장에서는 여학생들이 피구를 하고 있었다. 수업 중이던 5학년 학생은 “전에는 신발에 모래가 많이 들어가고, 넘어지면 피가 났다. 하지만 운동장이 바뀌고 나서 넘어져도 크게 다치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 운동장을 인근 지역 주민에게도 개방하기 때문에 저녁이나 주말에는 운동하러 나오는 주민들이 많다. 특히 이 지역은 녹지가 부족해 바람을 쐬러 나오는 가족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본래 운동장 생활체육시설 지원 사업은 해당 학교의 학생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개방해 주민들도 체육시설을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사업 대상을 선정할 때도 인구 비율을 먼저 고려한다. 만일 같은 조건이라면 수도권보다는 생활체육시설이 열악한 지방을 우선적으로 선정한다. 또한 같은 수도권 내에서도 예산 자립도가 낮고, 소외된 지역을 먼저 배려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기금지원팀 정종태 대리는 “생활체육시설 지원 사업은 국민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하면서도 특히 저소득층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 2008년 조사에 따르면, 이 사업을 지원받는 지역의 80%가 소득 하위 1~3분위 계층에 속하는 지역이었고, 실제 사용자의 90%가 저소득 계층”이라고 설명했다.

| 국민체육진흥공단 기금지원팀 정종태 대리

국민체육진흥공단 기금지원팀 정종태 대리
“누구나 일상에서 스포츠 즐길 수 있게 할 것”

-운동장 생활체육시설 지원 사업을 시작한 배경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0년부터입니다.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국에는 지역 공공시설에도 잔디 운동장이 많은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일반 학교조차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죠. 그래서 스포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누구나 일상에서 스포츠를 가까이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하에 첫 해 13개 시설을 지원하는 것으로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2006년부터 복권기금의 도움을 일부 받고 있으며, 매년 지원 규모가 늘어나면서 올해까지 포함해 총 1300여 개의 시설을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여전히 시설을 필요로 하는 지역이 많다는 거죠. 두 번째는 체육시설은 시간이 지나면 개·보수가 필요한데, 사후 관리까지는 지원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사업 특성상 기금을 지원받는 지역들은 자체적으로 시설을 구축할 수 없기 때문에 지원 대상자가 된 것입니다. 그러니 사후 관리 비용을 자체적으로 부담할 수 있는 곳들이 현실적으로는 많지 않죠.”

-운동장 생활체육시설 지원 사업과 관련한 올해 계획은.

“이제는 사용자들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모을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시설을 이용하면서 좋았던 점을 수기 형태로 모으는 것도 좋지만, 이와는 별개로 생활체육시설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웹페이지를 올해 안에 만들 예정입니다. 지도서비스를 포함해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 어떤 생활체육시설이 있는지, 그 모습은 어떤지 등을 사진으로 보여줄 계획이죠. 하자가 발생하면 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사용자들이 직접 의견도 올리고, 또 이를 적극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