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부임한 안병주 복권총괄과장은 복권과 인연이 깊은 편이다. 2002년도 기금정책국에 근무하면서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로또복권을 도입하는 일에 관여했던 것. 그는 “당시 10개 기관이 따로따로 복권을 발행하고 복권기금을 운영하고 있던 것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했다. 당시 복권 연매출 총액이 6000억~8000억 원 정도였는데, 지난해엔 3조 원을 넘어섰다. 시너지 효과를 거둔 것”이라며 “그만큼 복권기금 총액이 늘어나 서민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총괄과장으로 부임하기 전과 후의 복권에 대한 인식에 차이가 있다면.

“전에는 복권 하면 막연하게 ‘행운’, ‘대박’, ‘인생역전’ 같은 말이 떠올라 사행성 산업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복권 업무를 담당하면서 복권이 사행성이라는 역기능보다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생활 속의 작은 기부로서 사회적 나눔이라는 순기능을 더 많이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예컨대 우리가 1000원짜리 복권 한 장을 사면 그중 400여 원이 저소득층 주거 안정, 소외계층 복지 등에 사용되기 때문에 복권 구입이 곧 몸소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를 실천하는 행위가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세금으로 조성한 정부의 예산이 재정활동을 통해 국가 기능을 유지하는 데 쓰이는 반면, 복권기금은 국민의 자발적 기부활동을 통해 예산이 미처 챙겨주지 못하는 틈새를 메워주는 보완적 기능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복권 통합홍보를 평가한다면.

“복권위원회는 2008년부터 과거 사업자별 상품 광고 위주의 홍보에서 탈피해 복권 및 복권기금의 공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통합홍보를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11년 12월 한국갤럽이 실시한 복권 인식도 조사에서 공익성을 강조한 홍보가 복권 및 복권기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우리 국민 중 62%가 ‘복권이 있어서 좋다’고 답해 복권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통합홍보 이전보다 10%포인트 상승했으며, 복권기금의 공익사업에 대한 인지도도 50%에 달해 통합홍보 이전보다 9%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지금까지의 복권 통합홍보에서 좋았던 점과 미진한 부분을 지적한다면.

“전문 홍보대행사를 통해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복권 통합홍보를 추진함으로써 복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이 완화됐습니다. 또 복권기금의 공익성에 대한 인지도가 개선되는 긍정적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복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 속도가 아직은 더디고, 여전히 복권기금이 공익사업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지난해 복권의 사행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는데, 이런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복권의 공익성을 더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홍보 예산이 대폭 삭감됨에 따라 복권의 공익성 홍보에도 어려움이 많을 것 같은데….

“올해 전체 홍보 판촉비가 지난해보다 10% 감소했습니다. 따라서 줄어든 홍보 예산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는 한정된 예산으로 최소한의 정부 역할인 복권의 공익성 제고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다시 말하면 복권의 사행성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상존하고 복권기금 공익사업에 대한 인식이 낮으므로 판매점 환경 개선과 상품 광고 등을 위한 판촉비를 지난해보다 절반으로 줄여 최소한의 공익 홍보 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할 예정입니다.”

-올해 복권 통합홍보에서 중점 사항으로 구상하는 것이 있다면.

“복권사업이 저소득층 지원을 통해 중산층의 확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복권 홍보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복권의 공익성을 알리는 광고와 함께 복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완화되도록 과몰입을 경계하는 건전한 복권 문화 캠페인 홍보를 별도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아울러 복권기금 수혜 사례를 중점 부각해 복권을 사는 것이 여민동락(與民同樂)할 수 있는 건전한 레저문화이자 나눔문화임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둘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