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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복권협회(APLA) 서울총회가 막을 내렸다. 지난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이번 총회는 아태지역 25개 회원국 정부 관계자와 복권산업 종사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해 복권산업의 성과와 과제를 논의했다. APLA는 아태지역의 복권 관련 기관과 사업자들이 상호교류하기 위해 구성된 협의체로 2000년 6월 출범했다.

이번 총회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국내에서 처음 개최된 복권관련 공식 국제회의인 데다, APLA 집행위원국이 아닌 회원국(한국)에서 총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APLA 집행위원국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12개국이다.

정부는 이번 총회가 세계 복권산업의 선진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방문규 당시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인터넷과 모바일 보급 확산에 따른 복권산업 발전과 국제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길 기대한다”며 “이번 총회를 계기로 세계 복권산업의 발전 방향과 트렌드를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서 중점적으로 논의한 것은 ‘인터넷(모바일) 복권’이었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복권산업도 스마트 디바이스에 적합한 콘텐츠를 개발하면 복권시장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쟝룩 모네 바네 세계복권협회 회장은 “인터넷(모바일)복권이 향후 복권산업을 이끌어갈 콘텐츠가 될 것”이라며 “접근성이 우수한 인터넷복권은 단조로운 복권 유통채널에 활기를 불어넣을 뿐 아니라, 젊은 소비자를 확보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관건은 기존 오프라인 복권판매점과의 융합이다.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한 복권 유통채널이 형성되면 전통적인 복권판매점은 판매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쟝룩 모네 바네 회장은 “국가마다 처한 복권시장 상황은 다르다”면서도 “인터넷복권을 도입하면 복권시장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운영비를 낮추며, 언제 어디서든 복권을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넷복권의 등장은 복권 콘텐츠 다양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중국체육복권의 경우 현재 출시된 상품들이 쇠퇴시기를 맞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개발된 복권 상품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머지않아 중국의 복권시장이 콘텐츠 갈증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총회에 참석한 중국체육복권 양 쉰 관리자는 “복권 콘텐츠 구성이 단순하면 소비자의 구매율을 떨어뜨리고 복권시장 침체를 불러온다”며 “IT기술을 결합한 인터넷복권은 다양한 형태로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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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산업의 사회적 책임

최근 세계 복권산업에서 엿볼 수 있는 공통점은 복권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복권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사행성 우려가 제기되자 정부 등 감독기관이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복권기업들은 투명한 경영을 통해 건전한 복권문화를 조성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미국 복권판매기업 점보인터렉티브 대표로 총회에 참석한 스테파니 황은 “복권기업들은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지배구조, 재무구조, 판매점 관리 등 투명하게 운영하고, 그 결과를 소비자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나서는 것은 복권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말레이시아 복권판매기업 매그넘은 사회공헌활동(CRS)을 꾸준히 전개하며 복권의 사행성을 해소하는 데 주력한다. 매그넘이 발표한 ‘아래에서 위로-직원의 역할을 키우는 사회공헌프로그램’에 따르면 회사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농촌 학교의 스포츠 활동을 장려하고, 고아원 아동들과 동물원을 방문하며, 시력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 안경을 후원하는 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농촌 지역 학생들의 학업이 크게 개선됐다. 학생 3명 중 2명은 성적이 향상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지는 동시에 직원이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하는 기회로 이어진다.

에디 하우 매그넘 관리자는 “복권기업의 CSR은 단순히 현금을 기부 받는 것 이상의 결과를 가져다 준다”며 “복권기업은 책임 있는 사회활동을 통해 복권의 사행성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자원봉사를 장려하기 전 작업 일정과 봉사활동이 충돌할 수 있으니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접근하고, 이런 활동에 대해 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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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건희 기자